오랜 만에 나이키와 관련된 전략적 방향성과 시장의 상황등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전임 CEO 존 도나호의 실책, 신임 CEO 엘리어트 힐의 전략적인 부분들을 함께 짚어 보고자 합니다.
존 도나호(John Donahoe)는 2020년 1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나이키의 CEO로 재임하며 디지털 중심의 소비자 직접 판매(DTC) 전략을 강력히 추진했습니다. 그의 리더십은 초기에는 긍정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보였주었습니다. 그러나, 브랜드에 있어서 핵심적인 부분인 제품 혁신, 브랜드 문화, 재무 성과 측면에서 중대한 실패를 초래했습니다.
You will find more infographics at Statista
존 도나호의 오판과 실책에 대해 비즈니스의 위기를 느낀 나이키는 CEO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게 됩니다. 2024년 10월에 구원투수로 등판한 엘리어트 힐의 전략은 무엇일까요?
Find more statistics at Statista
나이키는 2024년, 큰 결정을 내렸습니다.
디지털 전환의 주역을 맡았던 존 도나호(John Donahoe)를 CEO 자리에서 내려놓고, 제품 중심의 리더십을 가진 엘리엇 힐(Elliott Hill)을 CEO로 선임한 것입니다.
![]() |
| 존 도나호 vs 엘리엇 힐 |
존 도나호의 오판과 실책
나이키의 전임 CEO 였던 존 도나호에 대해서 먼저 간단하게 살펴보고자 합니다. 존 도나호가 추진했던 주요 전략에 대한 성과와 무엇이 전략적인 실패의 원인이 되었을까요?
존 도나호의 나이키 CEO 재임기 분석 (2020.01 ~ 2024.10)
주요 성과
1. 디지털/DTC 초기 성장
존 도나호는 나이키의 전자상거래 및 DTC(Direct To Consumer) 모델 전환을 가속화했습니다. 디지털 거래를 통해 직접 고객에게 판매하는 이 전략은 초기에는 나이키의 제품 마진율을 높이는데 기여했습니다. 특히, Covid-19 팬데믹 기간에는 상당히 효과적인 전략이었습니다.
2. 매출 500억 달러 달성
그의 리더십 아래 나이키의 연간 매출이 500억 달러라는 이정표를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3. 주가 최고치 기록
Covid-19 기간이었던 2020년~2021년 간에는 나이키 주가도 역대 최고점을 달성했습니다. 나이키의 시가 총액은 2020년 1월 1,600억 달러에서 2021년 11월 약 2,800억 달러까지 상승했습니다.
4. 디지털 혁신 이니셔티브
Roblox 내 'Nike Land' 출시, Web3 및 메타버스 진출을 위한 RTFKT 인수 등 디지털 혁신을 주도했습니다. 이는 미래전략의 초석으로써 아주 적절한 전략이기도 했습니다.
주요 실패
1. 소매 파트너십 상실
DTC 전략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핵심인 Foot Locker 등 주요 도매 파트너와의 관계를 단절했습니다. 이 전략은 존 도나호의 가장 큰 실책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Hoka, On Running 등 경쟁사들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습니다.
2. 제품 혁신 정체와 희소성 약화
성능 중심의 신발 개발보다 라이프스타일 및 복고풍 스니커즈(예: 에어포스 1, 에어조던)에 의존했습니다. 글로벌적으로 복고 트렌드가 사라지고 러닝붐(Running Boom)이 일면서 신제품 부족과 브랜드의 '쿨함'상실이라는 인식을 시장에 심어주었습니다.
또한 프리미엄 제품의 희소성을 훼손하는 전략을 취함으로 소비자들에게 '나 만이 가진 희소성 있는 제품'의 이미지가 '흔히 볼 수 있는 제품'의 이미지로 인식하게 만들었습니다. 희소성으로 가치 있던 제품을 마구마구 시장에 풀어 버림으로 소비자들은 또 등을 돌리게 됩니다.
3. 브랜드 스토리텔링 약화
글로벌적인 트렌드가 감성적 캠페인으로 전환하는 동안 데이터 기반의 고객접근 방식으로 전략을 취하다보니 소비자와의 감성적 연결고리를 약화시키게 되었습니다. 이 배경의 이면에는 내부적으로 재무적 관점에서 비용절감과 수익에 대한 접근이 한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혁신적 제품의 부재와도 맞물리게 됩니다.
4. 재무 및 주가 하락
2023년 12월, 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매출 전망을 하향 조정했고, 2024년 6월에도 추가 하향 조정이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주가가 하루 만에 약 20% 급락, 1980년 IPO 이후 최악의 하락 기록을 남겼습니다. 아직도 주가는 바닥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5. 내부 사기 저하 및 구조조정
20억 달러 규모의 비용 절감 계획에 따라 여러 차례 구조조정이 있었고, 이는 내부 위기의식과 조직 문화 악화로 이어졌습니다. 어쩌면 이러한 구조조정의 문제는 혁신부재 -->소비자 외면 --> 수익성 악화라는 당연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6. 산업 전문성 부족
기술 및 컨설팅 분야 출신으로서 운동화 산업이나 리테일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비판을 받았습니다. 앞서 기술한 내용에서 보듯이 존 도나호가 보여준 한계성이 그대로 드러나게 됩니다. 시장과 주주들로부터 나이키의 제품 및 문화 중심 비즈니스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게 됩니다.
![]() |
| 존 도나호 재임기간 중 나이키 주가 |
You will find more infographics at Statista
![]() |
| 존도나호 전략 요약 |
나이키 신임CEO 엘리어트 힐의 전략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기존의 존 도나호가 추진했던 전략을 그 이전 상태로 롤백(원상복구)하는 것이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엘리어트 힐의 주요 전략 방향
엘리어트 힐이 신임 CEO로 부임한지 1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1년간은 나이키의 전반적인 전략을 롤백하는 기초를 다지는 것에 집중했다면 나이키 회계연도 2026에는 어떤 전략적인 방향을 가져가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Win Now 와 Sport Offense
2026년 나이키 전략을 나타내는 핵심 단어입니다. Win Now(지금 승리) 실행계획과 Sport Offense(스포츠 공세)를 근간으로 한 턴어라운드 전략입니다.
여전히 이러한 전략적 방향성에 대해서 핵심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내용은 위에서 설명한 것과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결국, 도소매 리테일과 파트너십을 재강화하는 것, 성과중심 제품(러닝화 부분)에 혁신활동, 2026년 FIFA 월드컵 등과 같은 주요 스포츠에 대한 마케팅 강화 등이 전부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전략이 소비자와 주주들에게 어떤 큰 기대감과 임팩트를 주지는 못해 보입니다. 나이키 현재의 주가가 그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나이키에게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나이키 2026년 전략에 대한 핵심 필러
좀 더 깊이 들어가서 2026년 나이키 전략적 방향성을 떠 받치는 핵심 필러(Pillar)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Sport Offense
나이키 정체성의 근본은 스포츠 그 자체입니다. 즉, 나이키=스포츠 라는 공식이 고객에게 인지되어야 합니다. 물론, 패션 아이콘으로써의 나이키도 의미가 있지만, 스포츠 그 자체의 정체성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Nike, Jordan, Converse 브랜드를 스포츠 중심의 정체성으로 재편하고, 팀을 구성하며 선수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입니다. 나이키-스포츠-선수 등의 워딩의 연결을 통한 스토리텔링으로 공세를 펼치는 것입니다.
나이키는 뭐라고 해도 스포츠 브랜드!! 라는 정체성 아래서 각 시장별로 목표화된 전략을 가지고 혁신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2.도매 재강조
이전의 DTC(Direct To Consumer) 중심 전략을 조정하여 Foot Locker와 같은 도매 파트너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전략입니다. 사실상 도소매 리테일과 기존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이는 다른 브랜드 대비 차별화되거나 특별하다고 이해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다만, 이런 전략적 턴어라운드를 통해 나이키의 수익 흐름 안정화에 초기 성공 징후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많은 재고를 떨어내고 수익성을 향상으로 돌아설 지도 궁금해 집니다.
3.퍼포먼스 제품 혁신
패션 아이콘을 의미하는 캐주얼 스타일에서 스포츠 본연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퍼포먼스 신발로 사업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나이키의 제품군에서 보이는 특성은 보메로18, 페가수스, 스트럭쳐와 같은 러닝모델로의 전환이 돋보이고 있습니다.
러닝 카테고리 제품으로 집중과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필러들과 연결되는 전략으로 HOKA, ON Sports, ASICS 등에 내주었던 러닝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전략입니다. 나이키의 핵심적인 전략영역으로 보입니다.
4.시장 건전성
프리미엄 포지션에 있는 제품의 가치를 회복하는 전략입니다. 재고 수준을 최적화 하고 프로모션 활동을 줄여서 나이키의 프리미엄 제품군을 보호하고, 마진을 개선하는데 집중합니다.
올 해 하반기(나이키 회계연도 2026년 상반기)까지 흐트러졌던 프리미엄 브랜드의 가치를 회복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시장 건전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입니다.
5.주요 스포츠 이벤트 활용
나이키 = 스포츠 라는 정체성 회복과 연관지어, 글로벌적인 주요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신제품 출시, 브랜드 가시성 향상, 주요 라인업 제품의 매출향상을 목표로 하는 전략입니다.
나이키는 이런 이벤트를 매출을 증대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하려 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아주 오래전 부터 나이키, 아디다스 등과 같은 많은 브랜드들이 전략적으로 활용해 온 방식입니다.
얼마나 스마트하게 전략을 펼쳐 나가느냐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6.비용 관리
두 가지 측면에서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조직을 간소화하는 것과 트럼프의 관세정책에 대한 전략적 완화방안을 통해 3년간 약 20억달러를 절감하는 것으로 목표를 삼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적 변화와 지속적인 거시경제적 압력으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매출과 마진에 영향이 예상되지만, 나이키의 리더십은 2026 회계연도 및 그 이후 기간 동안의 회복과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 |
| 엘리엇 힐 전략 요약 |
나이키 주가가 보여주는 것
엘리어트 힐의 전략적 방향성을 살펴보았습니다만, 이 모든 전략은 결국 롤백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이키 리더십의 낙관적 입장과는 달리 시장을 설득시키기에는 아직은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또 다른 한가지는 미국의 관세정책과 글로벌적인 경기 침체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나이키 뿐만 아니라 신발업계 전체가 영향을 받고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 내용은 추후 별도로 다루어 볼 예정입니다.
아래는 최근 나이키의 주가를 보여주는 차트입니다. 여전히 바닥에서 반등을 할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 |
| 나이키 주가 |
나이키의 Challenge 와 미래전략
간단하게 나이키가 직면한 도전과 미래에는 어떠한 전략적 방향으로 나갈 것인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나이키의 Challenge
나이키가 직면한 여러 도전과제는 위에서도 어느정도 언급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한 요소인데 미국 시장과 글로벌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래 표는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미국의 가계에 어떤 비용적인 영향을 주는지 분석한 자료입니다. 통계전문 사이트인 Statista.com 에 따르면, 2024년 미국 가계는 평균 1,500달러의 추가 세금을 납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비중이 미국 기업의 자재 및 장비등에 대한 세금으로 가구당 평균 610달러를 부담해야 합니다. 그 다음을 이어서 자동차 등의 운송부분, 오일 및 연료, 의약품, 음식, 기타, 의류/신발류, 전자제품, 가구, 장난감/서적 등의 순으로 부과 금액이 표시되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 관세로 인하여, 전반적인 물가 상승과 이로 인한 미국 가계 부담이 운동화와 같은 소비재의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소비재에 대한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게 될 가능성이 많아집니다.
중간에 샛길로 빠졌다가 경쟁자들에게 뒤쳐진 상황에서, 갈길 바쁜 나이키의 발목을 관세정책이 다시 잡는 형국입니다. 과연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타계해 나갈 수 있을지, 뾰족한 수가 있을지 지켜 볼일입니다.
나이키의 미래전략
나이키가 가져가는 미래전략은 어떨지 가늠해 보고자 합니다. 여기에서는 단기적인 전략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중장기적인 입장에서 방향성은 개인적으로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아 다음에 별도로 다루어 볼까 합니다. 개인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는 내용임을 참고해 주시길 바랍니다.
올해까지 나이키의 전략은 기존에 실패했던 전략에 대한 복원과 시장점유율 회복에 맞추어져 있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전략들에 대해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되고, 전략적 궤도상에 오르게 되면, 내년 상반기 쯤(5월경) 보다 더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미래전략이 등장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1.혁신적 제품 개발의 가속화
러닝화에 집중하여 혁신적인 신규 폼(Foam)이 적용된 제품군들을 개발하고 출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스포츠 본연의 정체성 회귀와 더불어 경쟁 브랜드에게 공격적인 제품군으로 대응할 것입니다. 신발 제조에 기술적인 혁신을 더하는 형태로 미래전략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합니다.
2.Digital Transformation 2.0
2.0 이란 표현이 적절할 지 모르겠습니다만, 잠시 주춤했던 디지털 전환을 패러다임이 진화된 방향으로 업그레이드 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인공지능(AI)를 접목하여 기존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여 신발 개발과 혁신적 기술 개발에 이를 반영할 것으로 판단해 봅니다.
나이키 내부적으로 혁신적인 신발 개발에 위와 같은 형태의 DT로 접근도 하겠지만, 고객에 대한 DTC 전략도 한층 더 진화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AI를 통한 고객의 경험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반영하며, 고객들이 디지털 환경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환경을 구축하리라 봅니다.
3.자동화 전략
여전히 신발을 제조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자동화 설비를 적용하는데 한계성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예전에 대비해 AI, 로봇, 2D/3D 비젼과 같은 핵심 기술들이 발전함에 따라 신발 제조 자동화의 영역도 조금씩 기술적인 한계극복과 발전이 진전되리라 봅니다.
이는 좀 더 공격적인 기술개발과 적용의 시발점이 되리라 보여지고, 향후 5년내에는 어느 정도 가시적인 궤도에 진입하리라 예측이 됩니다.
![]() |
| 단기적 나이키 전략방향성 |
마무리 지으며
“결국 나이키가 맞이했던 진짜 위기는 제품이 아니라 방향성의 문제였다고 보여집니다."
엘리엇 힐이 현재까지 보여주는 방향성은 탈선한 방향을 제대로 회귀하는 것입니다. 엘리엇 힐이 ‘스포츠 정체성으로 회귀’라는 원점 전략을 성공적으로 완성할 수 있을지, 2026년까지의 실적이 보여줄 것입니다.
다만,
- 소비자와 시장은 그들의 니즈(Needs)를 만족하는 제품을 찾을 것이고
- 경쟁 브랜드들은 이미 러닝화 시장 점유율을 많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 또한 글로벌 경기 침체가 나이키의 도전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나이키는 'JUST DO IT!!' 영광의 시대를 다시 되돌릴 수 있을까요?






